[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자연스러운 나무의 결과 작가의 철학이 담긴 반닫이 작품이 예술의전당을 찾는다. 마이아트예술기획연구소는 다음달 1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인간문화재 소목장 박명배 展 ‘나무결에 길상을 새긴 예술, 한국의 반닫이’》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전국 팔도의 반닫이 34여 점을 비롯해 세월의 흔적이 깃든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린 작품 총 40여 점을 선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박명배 작가가 걸어온 인생의 궤적을 통해 전통이 지닌 미학적 가치와 현대적 의미를 동시에 조망한다.
박명배 작가는 “나무는 나의 자체이고, 나의 길이다”라며 눈으로 보이지 않는 나무의 숨결을 느끼고 다독이며, 그 속에 인간의 온기와 정신을 담아낸다. 그의 반닫이는 단순한 목가구를 넘어 예술과 장인의 경계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다. 정제된 선과 절제된 면의 비례 속에서 드러나는 단아함은, 우리 전통미의 본질이자 한국적 미감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박명배의 작품은 나무 본연의 결을 존중하고, 자연의 숨결을 훼손하지 않으며, 그 속에서 태어나는 절제된 아름다움을 통해 ‘한국의 미(美)’가 지닌 동시대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그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교한 수공예적 완성도 위에 나무가 지닌 생명력과 인간의 정신을 조화시켜왔다. 그 결과 그의 반닫이는 소박하면서도 품격 있는 조형미,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여백의 미를 지닌다.
전시를 주최한 마이아트예술기획연구소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미감이 어떻게 현대적 언어로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라며 “나무의 결을 따라 흐르는 세월의 시간 속에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나무가 속삭이는 생명의 울림은 전통이 현대의 미감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한편, 전시는 12월 6일까지 열리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한가람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