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소목 기술과 현대 조형미의 교차, 목가구 공예의 새 지평을 열다

제30회 전주전통공예 전국대전 대상작에 선정된 소중한 작가의 ‘이층장
제30회 전주전통공예 전국대전 대상작에 선정된 소중한 작가의 ‘이층장’은 전통 목가구의 견고한 구조 위에 현대적 비례와 색채 감각을 절묘하게 세워 관람객의 시선을 붙들었다.
전북특별자치도전통공예인협회가 주최하고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대전은 목칠, 민화, 도자 등 3개 분야를 포함한 397점이 경쟁한 무대였다. 4일 오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소중한 작가는 전통 기술 계승의 핵심 영역인 소목(小木) 공예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실용성과 조형성의 균형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심사평을 받으며 대상을 품에 안았다.
작품의 기본 짜임에는 참죽나무를 적용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고, 장 앞판(알판)에는 고목 수종의 단단한 깊이를 지닌 느티나무 용목을 사용해 세월의 결을 층층이 드러냈다. 서랍과 내부 설계의 몸통은 오동나무로 제작해 무게와 습도 환경을 고려한 실용 설계에 방점을 찍었다. 금속 장식인 장석에는 은은한 광택의 백동을 택해 전통 가구 특유의 기품과 소재 대비감을 살렸다. 가구 하단에 가미된 절제된 어두운 색조의 블랙 포인트는 전통 색감의 과장 없이 현대 공간과 자연스럽게 잇기 위한 조형 실험으로 평가됐다.
작품 크기는 1000×390×1200mm(가로×세로×높이) 규격으로 설계돼 공간 부담을 덜면서도 생활 가구의 실용성을 유지했고, 예술 오브제로서의 비례 감각까지 고려한 완성도로 호평을 받았다.
소중한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생활 속 쓰임을 전제하면서도, 전통 목가구가 가진 위엄과 질감을 지키고 싶었다”며 “실용과 조형의 간극을 좁히는 지점에서 전통 공예의 확장 가능성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10일 열리는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시상식에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공예품대전 대통령상, 대한황실공예대전 대상, 그리고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대상까지 잇달아 수상하며 전통 목가구 공예 분야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미진 기자